아버지 김일연 목사   신당골 묵정밭에 서면 마른 지게 바쳐놓고 삽질하는 아버지! 세월 깊은 나무뿌리 뽑아올리는 힘센 어깨가 있다 큰 수건 허리춤에 차고 괭이, 톱, 도끼질에 산과 하늘이 울리고 태산은 한 뼘씩 뒷걸음질 친다 손 시리고 발 시린 계절에도 댓돌만 한 땅을 위해 아버지는 활처럼 휘어지고 콩죽 같은 땀이 쏟아진다 흙먼지 속에 돌이 날고 청석 칼날이 튀는 전쟁터에서 고구마 싹 트는 희망 감이 주렁주렁 열리는 소망 풋고추 벌겋게 익어가는 꿈과 함께 삽, 괭이, 도끼날이 번쩍인다     시작 노트  옥산서원에서 한학을 공부하신 아버지는 5남매 아버지로, 7식구 가장으로 평생 농사짓고, 숯을 굽고누에 치며 자식 뒷바라지에 굵은 땀을 흘렸습니다.  때론 나뭇짐 지고 영천 고향집에서 경주까지 큰 고개 두 개를 넘어다니며 십자가 같은 삶을 사셨습니다.  막내아들, 제가 태어났을 때 식구 하나 더 늘었다고 아버지는 산을 개간하여 밭을 만드셨습니다. 지금도 그 밭에 서면 아버지의 삽질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나무뿌리 하나하나, 뽑을 때마다 활처럼 휘어지고, 아버지는 콩죽 같은 땀을 흘립니다. 아버지의 가쁜 숨소리가 제 가슴을 울립니다.  아버지는 제게 큰 산입니다. 오를 수 없고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높은 산입니다.  김씨 문중의 문장으로, 논실마을의 동장으로, 제가 다녔던 청계초등학교 육성회장으로, 새마을 지도자로, 고향 성산교회의 집사로 정말 바쁘게 사셨습니다.  바쁘신 아버지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부산형은 지게 벗을 날 없이 힘겨운 청춘을 보냈습니다. 시 한 편에 고향이 있고, 부모 형제가 함께 있습니다.  제 인생의 뿌리가 있습니다. 초가집에서 호롱불 켜고 살았던 고향, 생의 뿌리를 기억하고 되새기며 오늘도 시를 씁니다.     김일연 목사 프로필함안 동서비전교회 담임목사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창원극동방송 <기쁜 소식> 방송설교CGN TV 시청자수기공모 대상CGN TV 미니 휴먼다큐 출연쉴만한물가 시부문 등단경남기독문인회 서기
최종편집: 2026-06-06 11: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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