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전화기 너머로 찾아온 복음주님께서 예비하신 은혜는 언제나 생각지 못한 통로를 통해 소리 없이 찾아오곤 합니다. 평온하던 오후, 전화기의 잔잔한 진동음이 고요한 사택의 공기를 깨웠습니다. 액정에 뜬 낯선 번호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는 [크리스천경남] 신문사의 김미경 선교국장님이셨습니다.
국장님은 뜻밖에도 저의 소박한 블로그 글들을 발견하고 유심히 읽어오셨다며, 나지막하면서도 무척이나 반가운 어조로 인사를 건네오셨습니다. 가까운 합천 땅에 이런 귀한 사역을 하시는 목회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고맙고 반가우셨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우리 삶을 정밀하게 엮으시는 하나님의 기묘한 인연의 끈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국장님께서 과거에 의령교육청에서 근무하신 적이 있다는 말씀에 제 가슴이 따스한 설렘으로 물들었습니다.
“그러십니까? 저 역시 의령군 출신입니다. 신반중학교와 신반상고를 졸업했지요.”고향의 정겨운 흙내음이 묻어나는 대화 속에서, 우리는 금세 오랜 벗을 만난 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야기꽃을 피워냈습니다. 아련한 옛 기억을 공유하며 따스한 정을 나누었던 그 전화 통화가 있고 난 후, 여러 날의 시간이 흘러갔습니다.지면에 새겨진 활자와 예비된 위로그리고 마침내, 저의 부끄러운 고백들이 활자가 되어 신문 지면에 당당히 게재(揭載)되었습니다. 하도 써 내려간 원고의 분량이 방대하고 길었던 탓에 이번에는 그저 글의 서론 부분만 조심스럽게 올려졌지만, 신문에 새겨진 저의 이름과 글귀를 바라보는 마음은 어린아이처럼 마냥 기쁘고 설레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지면을 통해 저의 목회 일기와 성도들과 나누고 싶은 신앙의 글들을 소개해 주시겠다는 국장님의 신실한 약속까지 더해졌으니, 저로서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세밀하신 간섭과 축복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선교국장님의 귀한 소개를 통해 얼굴도 알지 못하는 어느 성도님으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큰 금액의 병원 치료비가 저의 계좌로 입금된 것입니다. 허리 수술 이후 넉넉지 못한 농촌 교회의 형편 속에서 카드로 할부로 긁은 치료비에 대한 부담이 마음 한구석에 늘 무거운 짐으로 남아있었는데, 주님께서는 저의 그 은밀한 신음과 형편마저 모두 헤아리고 계셨던 모양입니다. 통장에 찍힌 선명한 숫자를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신음하듯 감동이 넘칩니다. 열심히 기도해 드려야 겠다고 다짐합니다. “세상에, 저런 고마울 수가……!”블로그에 피어나는 하나님의 역사참으로 경이롭고 신비한 일입니다. 그저 매일의 목양 속에서 주신 은혜를 잊지 않으려 묵묵히 써 내려간 이 블로그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별의별 희한하고도 아름다운 하나님의 역사를 친히 일구어 가십니다. 돌아보면 그 어떤 것도 저의 지혜나 공로가 아니요, 오직 모든 것이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일 뿐입니다. 신실한 축복의 통로가 되어주신 김미경 선교국장님께 가슴 깊이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글을 쓰는 이 작은 손끝이 주님의 살아계심을 증거하는 복된 통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도 저를 들어 쓰시는 주님의 놀라운 섭리 앞에 깊은 찬양을 올려드리며, 유천교회의 강단 위로 감사의 기도를 심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