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얼중학교 교사 김유선, 난지도의 성자와 결혼 김유선과 김성숙은 이화여대 졸업 후 강성갑 교장의 농촌교육운동에 동참하고자 서울에서 멀고도 먼 진영 한얼중학교로 내려와 1950년 5월 교사로 부임한다. 부임 한 달 만에 한국전쟁이 터졌고, 3개월 뒤인 8월 2일 강성갑 교장은 공산주의자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순교한다.   이즈음 피란민 대열에 한얼중학교를 찾은 서울 손님들도 많이 계셨다. 김희보의 『사랑을 받느니보다는 사랑을 주게 하소서』란 책에 피란길에 한얼중학교를 찾은 조향록 목사, 김형석 선생, 이수운과 이춘우 선생 등을 얘기하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김형석 교수, 그는 1947년 8월 20일 자유를 찾아 월남한 후 1954년부터 1985년까지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임한 분이다. 그는 피란시절 한얼중학교에서의 기억을 『인생의 길, 믿음이 있어 행복했습니다』란 책에 기록하고 있다. 피란민이 몰려든 와중에 진영지서에서는 김유선과 김성숙을 조사한다는 등 이들은 진퇴양난에 빠진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서울의 모 여학교로 취직할지, 아니면 미국 유학길에 나설지 망설이다 강 교장의 농촌교육운동에 동참한 것이 이런 낭패를 맞은 것이다.   두 여선생은 비상시국이라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고 부산으로 가는 철길마저 끊겨 걸어서 부산 피란길에 나선다. 부산에 도착한 이들은 제주도로 피란 가서 제주농업중학교에 자리한 한국보육원 교사가 된다. 이곳은 전쟁고아 800여 명, 돌봄 직원 200여 명, 총 1천여 명의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었다. 이때 황광은은 한국보육원의 교육부장을 맡고 있었다. 그는 조선신학교 졸업생으로 신학교 재학시절 김유선의 아버지 김관식 목사로부터 구약학과 히브리어를 배운 제자였다. 이들은 한국보육원 교사시절 결혼을 약속한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4월 26일 황광은은 김유선과 부산중앙교회에서 김춘배 목사 집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이때 ‘불쌍한 사람을 위해 평생 살겠다’는 혼인서약을 한다. 결혼 후 서울 난지도로 올라와 YMCA에서 운영하는 고아들의 마을 ‘보이스 타운(boy’s town) 건설‘에 헌신한다. 서울 난지도에는 전쟁고아 200여 명이 있었는데, 황광은과 김유선은 고아들의 아버지, 어머니로 이들을 돌보며 그곳에서 신혼을 보내었다.   황 목사는 새문안교회 부목사(1956-60년), 대광중고등학교 교목(1960-61년), 서울 성북구에 소재한 영암교회 담임목사(1961-70년 7월)로 시무하다 지병인 심장병으로 47세 젊은 나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는다. 최근 영암교회에서는 2023년 2월 19일 ’황광은 목사 탄생 10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국민일보》에 영암교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출석한 교회로 소년 윤석열은 황광은 목사의 신앙지도를 받았다고 한다(《국민일보》, ’윤 대통령 유년기 담임목사는 난지도의 성자’, 2022. 12. 27).   김유선 사모는 황광은 목사 소천 1년 후인 1971년 10월 28일 미국 이민을 떠난다. 이때 슬하에 장녀 진숙(15세), 차녀 은숙(13세), 장남 승균(11세), 차남 승국(9세) 등 2남2녀를 데리고 시카고공항에 내린다. 시카고에 도착한 열흘 만에 ‘동양식품’이란 식품점을 차렸지만 너무 힘들어 4년 만에 ‘니들 포인트’(일종의 수예점)로 업종을 바꾸어도 곧바로 문을 닫는다. 그러다 세탁소를 개업해 그나마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에도 황광은 목사의 호를 딴 ‘우신(牛臣)장학회’를 조직해 영암교회 교우들과 장학사업을 펼쳤으며, 어렵고 소외된 자를 위한 ‘작은자선교회’, 그리고 혼혈아를 위한 ‘혼혈아선교회’를 조직하는 등 황 목사가 이 땅에서 못다 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강성갑 목사가 겨레의 상록수였다면, 황광은 목사는 고아들의 아버지요 성자였다. 그가 죽은 후 남긴 유산도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가 죽은 후 남긴 유산을 넘지 않을 만큼 청빈한 삶을 산 성자였다. 그와 함께한 한얼중학교 여교사 김유선 사모의 삶, “불쌍한 사람을 위해 평생 살겠다”는 혼인서약을 지킨 고귀한 삶이었다.
최종편집: 2026-06-16 18: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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