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한 벌을 만드는 일은 천을 자르는 작업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입니다.”창원 진해에 위치한 더 멋진 로뎀은 천연염색과 맞춤 의상을 통해 사람들의 삶에 아름다움과 위로를 전하는 공간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손원장은 자연이 준 색을 천에 담아내고, 그 천을 옷과 가방, 스카프 등으로 완성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을 만들어 낸다.아토피가 이끈 뜻밖의 시작손원장의 출발은 자신의 피부 문제에서 시작됐다. 어린 시절부터 심한 아토피로 고생했던 그는 몸에 맞는 천연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그 결과 2002년 ‘로뎀나무’ 피부관리실을 열었고, 천연 재료로 만든 화장품과 비누, 샴푸는 아토피와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창원에서 기반을 다져오던 그는 5년 전 진해로 이전하며 상호를 ‘더 멋진 로뎀’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그 무렵,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화 속에서 하나님께 새로운 길을 묻기 시작했다.“주님, 이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기도 가운데 떠오른 단어는 ‘바느질’이었다.결혼 전 몸이 약해 기성복 대신 맞춤옷을 입어야 했던 기억, 직접 옷을 만들어 입었던 경험이 떠올랐다. 그는 “눈만 밝으면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고,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는 취미 정도로 시작했다.자연의 색에 매료되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손님이 천연염색 원단을 가져와 옷 제작을 부탁했다.“그 천을 보는 순간, 자연이 만들어낸 색감에 완전히 매료됐습니다.”그날 이후 그는 천연염색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몰입하는 성격답게 그해 바로 공모전에서 특선을 수상했고, 이후 여러 전시회와 대회에서 입선과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2024년에는 ‘할배 할매옷’이라는 작품으로 한글을 모티브로 한 천연염색 의상을 출품해 대상을 수상했다.작품은 잘 자란 자식 같다 현재 손원장은 직접 염색한 천으로 가방, 외투, 원피스, 셔츠, 스카프, 양산 등을 제작한다. 자신만의 상표와 라벨을 붙여 완성된 작품을 바라볼 때면 “잘 자란 자식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천연염색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같은 재료와 같은 방법을 사용해도 매번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자연의 온도, 햇빛, 바람, 물의 상태까지 모두 영향을 미친다.쪽풀을 직접 재배해 염료로 사용하고, 풋감과 소금으로 감염을 하며, 수차례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원하는 색이 나온다.“한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아이를 잉태하고 출산하는 것만큼 정성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만드는 사람에서 기억되는 사람으로 처음에는 “내 옷이나 만들어 입고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공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작가로 인정받고, 수강생들에게 기술을 전하는 교육자가 되었다.“예전에는 만들어서 파는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오래 기억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그는 손님들이 “손원장님이 만든 옷은 편하고 좋다”고 기억해 주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한다.현재 꾸준히 배우러 오는 수강생들과 함께 천연염색과 바느질을 나누고 있으며, 특히 관심 있는 교회 사모들이 있다면 기술을 아낌없이 가르쳐 주고 싶다고 한다.가장 따뜻했던 선물3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여동생의 자녀가 결혼할 때, 손원장은 직접 이부자리와 핸드백을 만들어 선물했다.“조카의 시부모님이 크게 감동하셨을 때, 그 어떤 상보다 더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손으로 만든 작품에는 시간과 정성, 그리고 사랑이 담긴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순간이었다.기도 제목손원장의 가장 큰 기도 제목은 믿지 않는 남편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해 한 믿음 안에서 같은 소망을 품는 것이다.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개척교회 사모들 가운데 천연염색과 옷 만들기에 관심 있는 이들이 있다면 기술을 전하고, 그들의 자립을 돕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더 멋진 로뎀에서 탄생하는 작품은 단순한 옷이 아니다. 자연이 빚은 색과 손끝의 정성, 그리고 하나님께 드린 기도가 한 땀 한 땀 스며든 믿음의 열매다.손원장은 오늘도 천 위에 자연의 색을 입히며 사람들의 삶에 아름다움과 위로를 덧입히고 있다.“옷은 몸을 감싸지만, 정성은 마음을 감쌉니다.”
최종편집: 2026-06-06 09: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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